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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목사의 ‘교회개척, 하나님의 축복’ ⑤
이종승 창원 임마누엘교회 목사(가운데)가 1991년 3월 경남 창원 도계동 교회 기공식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교회부지 중도금을 지급했으나 남은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잔금 9400만원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기존상가 계약 만료일이 지난 상황이었다. 건물주는 자리를 비우라고 재촉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성도 여러분, 헌금을 못 해도 좋습니다. 철야기도회에 나와 기도합시다.” 나도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물고기 배 속에 있는 요나의 심정으로 절규하며 통성기도를 했다.
건물주가 벽면을 다 뜯어낸 상황에서 교회 사방은 뻥 뚫려 있었다. 2층 교회에서 몇 사람이 모여 밤새 고함을 치며 통성기도를 하니 이웃 주민들의 항의가 극에 달했다. 욕설을 퍼붓고 몽둥이를 들고 달려온 사람도 있었다.
나도 예의가 있고 공중도덕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미안한 마음이 컸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 결사적으로 매달리는 것뿐이었다. 일부러 동네 주민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로 했다. 주민들은 항의하러 왔다가 “주여”를 부르짖으며 탁자를 내리치는 내 모습을 보곤 어이가 없었는지 돌아가곤 했다. 이렇게 73일간 아침 금식을 하며 목숨 걸고 철야기도를 했다.
하나님께선 이런 나를 불쌍히 여기셨다. 놀랍게도 7500만원의 헌금이 모였다. 나는 지금도 이 많은 돈을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마련했는지 잘 모른다. 교회부지 잔금을 지급하고 대지를 담보로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조립식 교회 건축에 들어갔다. 임시 예배처소는 장사가 되지 않아 폐업한 지하 유흥업소에 보증금 없이 월세 60만원만 내기로 하고 마련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교회부지 주변 거주자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집 주변에 교회가 웬 말이냐!” 경로당 노인 80여명과 마을 주민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공사장을 점거했다. 이들은 지역 언론사도 동원했다. 마산시청 건축과를 찾아가 교회의 건축허가까지 취소시켰다. 금식기도 후 초췌해진 모습으로 경로당을 찾아가 큰절을 하고 교회 형편을 이야기했지만 도무지 설득이 되지 않았다. “우리 동네에 교회는 절대 안 되네.”
결국 교회건축을 포기했다. 시공사는 그동안의 비용과 손해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융자받았던 돈은 설계와 시공에 다 써버렸기에 교회재정은 바닥이었다. 게다가 임시 예배처소로 사용하던 유흥업소 건물 주인이 자리를 비워달라고 했다.
당시 아내와 나는 방도 없어서 지하실 콘크리트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네 아이와 지냈다. 진퇴양난이었다. 그때부터 하나님께 서원기도를 드렸다. 하나님께 한 서원은 반드시 갚아야 하기에 함부로 해서는 안 되지만 다급할 때는 할 수밖에 없었다.
“주님, 제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기적적으로 역사하셔서 이 고난을 통과하게 해주시면 경남 땅에 개척교회 5개를 설립하겠습니다.” 10일이 지나도 응답이 없었다. 개척교회 10곳, 20곳, 30곳을 짓겠다고 서원했다. 지하 예배당은 습기가 차서 잠을 자고 나면 양복에 하얗게 곰팡이가 낄 정도였다. 건물 주인은 장소를 비워달라고 날마다 고함을 쳤다.
매일 강단에서 철야기도를 하고 아침 금식을 했다. 그리고 전도, 심방, 교육을 하는 일과가 계속됐다. 강단에만 서면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주님께서 도무지 응답을 하지 않으시니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주님, 도대체 제게 무엇을 더 요구하시는 것입니까. 개척교회 50개라도 세우라고 하시면 하겠습니다. 흐흐흑.”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지하 임시 예배당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새로 등록한 성도 중에는 회사 중역 등 재력가들도 있었다. 그들이 헌금하고 교회 장소를 물색했다. 결과적으로 신축빌딩 4층에 198㎡(60평) 공간을 계약했다. 성전 건축을 중단했던 부지는 좋은 가격에 매도했다. 그리고 계획도시인 창원 의창구 도계동에 528㎡(160평) 부지를 사는 길이 열렸다.
1988년 3월 건물 주인의 불법 철거로 시작된 교회 위기가 축복으로 변하기까지 꼭 9개월이 걸렸다. 그동안 나는 매일 아침금식과 3일 금식기도, 철야기도를 반복하면서 강단을 지켰다. 그렇게 목숨 걸고 기도하니 주님께선 위기를 축복으로 바꿔주셨다.
정리=백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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